
생당근과 볶아 먹은 당근
바디프로필 촬영 이후, 몸에 안좋은 간식이 자꾸만 땡겨 최대한 건강한 간식을 먹으려 노력하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게 생당근이다. 샐러드에 넣어 먹으려고 샀는데 어느날 생으로 먹었는데 맛있어서 간식이 땡길 때마다 아그작 아그작 씹어 먹고 있다. 달달하니 씹는 식감도 좋고 다이어트 간식으로는 참 괜찮은 것 같다.
그런데 오늘 우연히 당근은 익혀 먹어야 훨씬 좋다는 이야기를 주어 들었다. 당근의 영양을 고스란히 섭취하기 위해서는 익혀서 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당근의 주요 성분인 베타카로틴이라는 게 익혔을 때 몸에 흡수가 더 잘된다고 한다. 특히 기름으로 익히면 앞서 말한 영양 성분이 더 잘 흡수되고, 비타민 C 파괴를 막을 수 있다고 한다! 여기서 잠깐, 당근이 가지고 있는 베타카로틴의 효능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자면 베타카로틴은 체내에 흡수되면 비타민 A로 전환되는데 이는 눈 건강에 좋고, 항산화 작용으로 노화 방지 및 암 예방에 도움을 준다고 한다. 아무튼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몸에 좋은 식재료임에는 분명하다. 특히 볶아먹으면 더더욱!
볶아 먹는다는 것의 두려움
원래는 다이어트 간식으로 당근을 추천하려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런데 당근을 기름에 볶아 먹어야 영양소 흡수가 더 좋다는 글을 쓴 순간 ‘그렇게 먹으면 살이 찌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 나를 발견했고, ‘어라 이거 좀 문제가 있는거 같은데?’라는 생각이 스쳤다.
문제가 생기면 파고드는 성격이라 ‘볶아 먹는 당근이 그렇게 좋다면 한 번 해 먹어 봐야지가 아니라 왜 살찔 걱정부터 했을까?’라는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 결론이 났다. 무의식 중에 “기름에 볶은 것=살 찌는 것”이라는 공식 자리 잡고 있던 것이다.
이런 생각은 왜 갖게 되었을까?
역설적이게도 엄청난 성취감을 경험했던 바디 프로필 준비과정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최근 바디 프로필을 준비하며 기름(지방)과 탄수화물 섭취를 의도적으로 제한했다. 그 결과 많은 양의 체지방을 감소시켰고 자랑할만한 결과물을 만들어냈지만 이와 동시에 특정한 조리법으로 만든 음식을 먹으면 감당하지 못할 요요가 올 것이라는 불안이 내 안에 자리 잡은 것이다. 하지만 나는 안다. 탄단지 골고루 먹고, 음식 강박에서 벗어나야 진정한 다이어트가 된다는 것을! 하지만 또한 안다. 내 몸이 아직은 볶아 먹는 당근을 온전히 받아들일 여유가 없는 것도 말이다. 그래도 어쩌겠나 내가 나 자신을 잘 다독여야지! 볶아 먹는 당근을 아무런 죄책감 없이 편안하게 즐기며 먹는 그날이 어서 오길 바라며 오늘의 글은 여기서 마무리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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